플러싱과 나와 중국 요리

뉴욕 맨하탄에서 7호선을 타고 동쪽 마지막 역에 내리면 ‘플러싱 Flushing’이라는 동네가 나온다. 퀸즈 동쪽이자 한국인 주요 거주 지역으로 한국 슈퍼마켓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뉴욕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동네다. 맨하탄 32번가 한인타운이 번쩍이는 자동차의 외관이라면 퀸즈 플러싱은 그 자동차를 움직이는엔진과 같다. 최근엔 뉴욕 옆동네인 뉴저지의 한인타운이 더 기세를 떨치고 있지만 어쨌든 뉴욕 사람들에게 ‘정통’한인타운이란 플러싱을 뜻한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 뉴욕을 막 도착한 여행객이라면 맨하탄이든 퀸즈든 한인타운을 보고 일종의 문화충격을 경험한다. 좋게 말해 10년은 뒤떨어져 있는 듯한 구닥다리 풍경에 난데없이 창피한감정이 앞선다. “외국인들이 보게 될 한국의 이미지가 그렇게 세련되지 못하다니 정말 놀랐다니까. 내가 그 일부로 보일까봐 두려웠어”라며 지인들은 맞장구를 친다. ‘한국=나’로 여겨지는 동일시가 얼마나 심한 지 깨닫게 되는순간이기도 하다.(한국 때문에 왜 내가 창피해하지?) 시간이 흘러 적응이 되면 뉴욕 안에서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이민자들의 노력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게 된다. 그들 덕분에 한국 음식이 그리울때 장을 볼 수 있고,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식당과 상점이 있는 게 아닌가.…

이케아 소비생활

90년대 걸작 영화 중 하나인 <파이트 클럽> 초반부엔 단정한 회사원인 주인공이 머릿속으로 이케아(미국발음은‘아이키아’이지만) 카탈로그 상품들을 시뮬레이션 하며 가구를 배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남자의 야수성 부활을위해 노력하는 영화에서 이케아는 집을 상징하며 남자는 그 안에서 가구 배치에 전전긍긍하는 소비사회의 인간으로 길들여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정한 양복과 단정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집까지 단정하다. 이것이 바로 모던 소비 라이프. 웰컴 투 모던 월드다. <파이트 클럽>예고편. 약 18초경 이케아 카탈로그가 삶에 오버랩되면서 주인공은 ‘나를 한…